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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룸바 게이트' 이것만 보면 정리 끝!

김준수  2022.11.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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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김앤장 변호사들이 함께하는 술파티가 지난 7월 19일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입수됐다. 시민언론 더탐사는 지난 24일-26일 3일간 장장 6시간에 걸친 방송 분량을 약20분으로 축약해 보도했다. 

 

한동훈 장관 발끈하며 "모든 걸 걸겠다"

 

"7월 19일 밤인데요, 그날 술자리를 가신 적이 있으십니까?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요, 그 자리에는 그랜드피아노가 있었고

챌로가 연주됐습니다. 기억나십니까?"

 

지난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장관에게 한 질문이다. 지난 7월 19일부터 20일로 넘어가는 12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청담동의 한 고급 바에서 김앤장 변호사 약 서른 명과 함께하는 술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함께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한 장관은 즉답하지 않고, 질문을 끝까지 듣겠다더니 이내 완강히 부인했다. 급기야 '조선제일검', '대기업 저승사자'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평소 냉정함을 잃지 않던 한 장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심지어 장관직뿐 아니라 향후 직까지 다 걸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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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동훈, 김앤장 변호사들 모여 '우리는 하나다' 외치며 친목도모"

 

한동훈 장관은 '이 정도 내용으로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이 장관을 모욕준다'는 취지로 분을 내며 펄쩍 뛰었다. 과연 한 장관의 주장처럼 정말 찌라시 수준의 의혹을 제기할 정도도 아니었을까.  

 

시민언론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 그리고 김앤장 변호사 수십 명이 참석한 술자리에서 공연한 것으로 알려진 챌리스트의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챌리스트 : 오늘 김앤장 애들 있잖아 김앤장
김앤장 애들을 모아 놓고 하는 거였어
그래서 거기 청담동 어디를 다 빌렸어
근데 한동훈이랑 윤석열까지 다 온 거야 

 

남자친구 : 진짜?

 

챌리스트 : 어, 아예 다 막아놨어 나가지도 못해 

 

남자친구 : 대통령이 왔어, 거기를?

 

챌리스트 : 와 가지고 셋이 지금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무슨 배지 뭐 이런 거 있어 
대한민국 태극기 배지 
내가 진짜 너무 당황스러워 가지고 

남자친구 : 윤석열이 들어와?

 

챌리스트 : 어

 

남자친구 : 한동훈하고?

 

챌리스트 : 한동훈은 먼저 왔어
 

지난 7월 20일 첼레스트 A 씨가 자신의 남자친구와 통화하면서 자신이 연주자로 간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함께 했다고 설명하는 내용이다. '사적인 술자리가 뭐가 문제냐'는 물타기도 시도되고 있지만, 그 자리에는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현직 대통령, 법무부 장관과 함께 친목을 다지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놀람과 황당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그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A씨.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오픈 바 같은 곳에  밴드마스터와 경호원도 함께 했고, 그날 자신은 대통령과 한동훈의 노래에 맞춰 첼로 연주를 했다는 전했다. 대통령이 부른 노래는 '동백아가씨', 한동훈 장관은 가수 윤도현의 노래를 불렀다고 했다. 대통령이 온 시각은 새벽 1시경, 그리고 그날 술자리는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고 언급하는 등 내용 하나하나 매우 구체적이다. A씨는 이 자리에 자신을 데려간 사람은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라고 했다. 이세창 전 총재가 김앤장 변호사들 앞에서 자신을 교수로 칭하며 서울대 출신으로 소개했다는 것.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대행은 누구?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한나라당 총재와 선대위 대변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등을 지낸 이원창 의원의 동생이다. 이 전 총재는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부의장과 상임전국위원, 미래통합당 중앙위 대여투쟁총괄단장 등을 거치며 반 문재인 보수집회를 이끌었고,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신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4번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세창 전 총재는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국민의힘 동서화합미래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아 윤석열 당시 후보를 도왔다. 한 언론에선 이세창 전 총재를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의 숨은 공로자로 평가하기까지 했다.

 

챌리스트 A씨의 눈에도 이세창 전 총재는 대통령과 법무장관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로 보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자친구 : 한동훈이는?

 

챌리스트 : 어, 그 xx는 날카로워 
x가지가 없어 
근데 나한테는 뭐 그런 건 없는데 
거기서 각 잡고 있는 스타일인데 
총재한테는 수그리더라 그래도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총재가 장난이 아니야 

그 총재가 장난이 아니야 보니까 
다 가지고 있어 다 주물러 보니까 

 

남자친구 : 내가 말했잖아. 
윤상현 쪽 사람이잖아 그냥 미래위원회고 

이번에 대통령에 윤석열 되게 한 것밖에 없고 
김앤장부터 한동훈 그쪽을 
다 갖고 있더구만

 

챌리스트 : 윤석열 라인을 제대로 가지고 있던데

 

실제로 이세창 전 총재와 절친한 국회의원은 윤상현 의원이다. 이 전 총재는 국민의힘의 갈등과 반목을 해결할 적임자로 윤상현 의원을 꼽기도 했던 터. 윤상형 의원 최근 ‘신핵관’으로 떠오르며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런데 A씨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윤상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로 나올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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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리스트 : 윤상현이라고 의원이 있어 

 

남자친구 : 윤상현?

 

챌리스트 : 당 대표를 나온대.

 

남자친구 : 윤상현은 정치인행 끝났어 

 

챌리스트 : 왜?


남자친구 : 국민의힘에서 쫓겨나가지고 

 

챌리스트 : 그래?

이번에 당대표로 나온대 여기 사람이 한 40명 있거든?


남자친구 : 윤상현은 친박이야 친박 
친박인데 완전히 끈이 떨어지는 얘야 그냥 
선거법 위반해가지고 


챌리스트 : 선거법 위반했대 
아니 (윤상현이) 이번에 된다고 지금 막 밀고 있던데?
그리고 얘(윤상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다 지금 윤석열 옆에 있는 애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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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지난 7월 20일 김앤장 변호사들과 대통령, 법무장관 등이 함께한 술자리에 앞서 200만원을 선입금 해준 것도 윤상현 의원의 특보라고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유승관 특보는 시민언론 더탐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입금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챌리스트 A씨는 A씨를 안다고는 밝혔다.

 

소설을 썼다고 보기에는 매우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내용. 그러나 한동훈 장관과 이세창 전 총재는 김의겸 의원을 겨냥한 날 선 발언들을 쏟아내며 시민언론 더탐사에 대한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7월 19일과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수십여 명의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의 술자리를 확인해준 이는 다름아닌 이세창 전 총재 본인이었다.

 

강진구 기자 : 이세창 총재님 되시죠?

 

이세창 전 총재 : 네네

 

강진구 기자 :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기자인데요, 
7월 20일날 한 두 달 전쯤에 청담동 갤러리아 인근 카페에서 
한동훈 잔광,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들과 같이 모임이 있었잖아요

 

이세창 전 총재 : 예

 

강진구 기자 : 그날 모임이 어떤 취지였는지 한번 듣고 싶어서요 

 

이세창 전 총재 : 허허, 그건 제가 대통령과 한동훈이 (함께한) 자리에서 일어난 일을 

내가 말할 수는 없죠

내가 친하고 그건 이제 하나의 할 수 있는데 그건 예의가 아니고 

 

강진구 기자 : 그날 특별한 안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죠?

 

이세창 전 총재 : 예예, 그런 거 없습니다

 

강진구 기자 : 그냥 서로 정부를 잘 해보자, 
이렇게 서로 격려하는 모임이었나요?

 

이세창 전 총재 : 예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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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한 검사 강조하며 펄쩍 뛴 한동훈 앞뒤다른 행적 

 

'조선 제일검', '대기업 저승사자', '편집국장', '소통령’ 등 수많은 수식어와 함께 '일국의 법무부 장관'으로 자신을 칭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그의 당당함은 지금의 한동훈 장관을 있게 한 원동력이자 한 장관의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난 10월 24일 법사위 국정감사장에서 시민언론 더탐사 기자들과 마주친 한 장관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시민언론 더탐사 기자들의 질문에 한 장관은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나기 바빴다.

 

한 장관은 이날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재량이 아니라 의무"라며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힘으로 막고 물건을 던지는 것은 범죄의 영역”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당이 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한 데 대한 한 장관의 반응이다. 그러면서 “수사받는 당사자가 마치 쇼핑하듯이 수사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나라는 적어도 민주국가 중에는 없다”고도 했다. 

 

그런데 한 장관은 잊은 걸까. 한 장관은 채널A 이동재 기자와 유착 의혹이 불거져 압수수색을 받을 당시 휴대폰 비밀번호도 끝내 내놓지 않고 비협조로 일관했을 뿐 아니라, 당시 검언유착 수사팀을 바꿔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야권을 향해서는 이잡듯이 수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와 관련해서는 봐주기로 일관하는듯한 모습도 한동훈 장관이 주장하는 강직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지점이다. 한 장관이 정치적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는 비판을 뼈아프게 여겨야 하는 이유다. 


취재기자를 스토킹범으로까지 몰며 메신저를 공격하는 모습은 자신을 성역화하며 대한민국의 언론자유를 크게 훼손시키는 건 아닌지 묻게 된다. 지난 5월 17일 법무부 장관에 취임하며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범죄자 뿐"이라던 한동훈 장관. 혹시, 언론 취재와 질문이 두려운가.

 

취재 강진구 

영상기획 권지연 

리포팅 박대용, 권지연, 김준수 

영상편집 미디어랩 모아(M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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